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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세군 대장 "가나안성도 다시 올때까지, 섬기며 기다려야"
  • 작성일2023/05/07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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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구세군의 브라이언 패들(사진) 대장이 첫 방한에서 기독교 정신에 기반한 사회봉사와 연합을 한국 교계에 주문했다. 믿음을 잃고 교회를 떠난 청년들이 복음을 찾아 다시 돌아올 때를 기다려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7일 서울 이화여대 대강당에서 열린 구세군 서울·남서울지방 연합성결회에 앞서 본보와 가진 인터뷰에서다. 패들 대장은 지난 2018년 5월 21대 국제구세군 수장으로 선출됐다. 구세군은 1860년대 중반 산업혁명 후기 영국 빈민촌 구제 사역 봉사단체에서 시작된 개신교 교단이다. 크리스마스 무렵 거리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자선냄비로 잘 알려져 있다.
 

구세군 자선냄비. 국민일보 DB



패들 대장은 교회를 떠난 수많은 가나안 성도에 교회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를 묻는 말엔 지난달 30일 방문한 캄보디아 사례를 언급했다. 그는 한국구세군이 관할하는 캄보디아 대표부에서 신학생 120여명과 첫 현지인 목회자 8명의 임명식을 직접 지켜봤다. 패들 대장은 “청년들이 교회로부터 멀어진다고 하지만 국민의 3%가 기독교인인 캄보디아 사례처럼 세계 어딘가에선 교회를 찾아오고 복음을 만나는 청년이 많다”며 “희망적 결과를 살펴보며 오늘날 교회에 닥친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청년들이 당장 교회를 멀리하고 외면한다고 해도 멀지 않은 시기에 진리와 복음을 깨닫는 기회가 반드시 찾아올 것”이라며 “교회는 청년들이 다시 찾아올 때를 대비해 서로 연합하고 성결한 삶을 살아내며 굳건히 자리를 지켜야 한다”고 했다.

패들 대장은 한국뿐 아니라 세계가 세대와 인종 종교 갈등이 만연했다는 점을 우려하며 갈등과 혐오를 통해 고통받는 것은 선량한 이웃이라는 점을 역설했다. 그러면서 “복음에 기초해 연합하는 삶은 구원받은 자의 삶을 더욱 풍성하게 해줄 뿐만 아니라 선한 영향력으로 사회변혁까지 이룰 수 있다”며 종교인의 청렴, 교회 재정의 투명성 등 교계가 사회 모범이 돼 신뢰감을 되찾자고 제언했다.
 

브라이언 패들 세계구세군 대장이 말씀을 전하고 있다.



구세군은 150년 전부터 마약 등 중독 치료로 고통당하는 이들을 섬겼다. 패들 대장은 “우리는 중독 치료를 위해 찾아온 이웃에게 ‘무엇이 잘못됐나(What’s wrong with you)’라고 묻는 대신 ‘무슨 일이 있었냐(What's happened to you)’고 질문한다”고 했다. 마약 중독자에게 정죄보다는 긍휼의 시선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또 “마약을 알코올이나 노숙자 등 다른 중독 문제와 분리하지 않고 묶어서 그들의 재활을 위해 사역을 해왔다”고 덧붙였다. 구세군은 한국에서 성인재활시설 3곳을 포함해 세계 100곳의 중독치료 시설을 운영한다. 최근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된 마약 중독에 대해서는 “한국사회가 구세군의 역할을 더 필요로 한다면 우리는 그 역할을 감당할 충분한 경험과 역량을 가지고 도울 준비가 돼 있다”고 제안했다.
 

7일 이화여대 대강당에서 열린 서울·남서울지방 연합성결회에서 사관(목사)과 사관학생(신학생), 군우(성도) 등 3000여명이 참석한 모습



이날 찬양예배와 함께 열린 서울·남서울지방 연합성결회에는 사관(목사)과 사관학생(신학생), 군우(성도) 등 3000여명이 참석했다. 패들 대장은 한국구세군 개전 115주년을 맞아 지난 1일 일주일간 일정으로 아내인 로잘리 패들 세계여성사역총재와 함께 한국 땅을 밟았다. 구세군 사관은 사관하고만 결혼할 수 있기 때문에 부부가 함께 사역하는 경우가 많다. 이날 패들 대장의 손을 잡고 강단에 오른 패들 총재는 “10대부터 46년간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서만 일했다”며 “이 시대의 청년들이 삶 속에서 하나님의 부르심에 응답할 수 있길 바란다”고 했다.

로잘리 패들 세계여성사역총재가 말씀을 전하고 있다.



한국구세군의 장만희 사령관은 “패들 대장 내외가 바쁜 일정 가운데서도 한국구세군을 꼭 방문하길 원했다”며 “한국구세군이 한국사회에 복음을 전하고 도움이 필요한 자들을 섬기는 사명을 앞으로도 감당하길 기도한다”고 했다.

한국구세군의 장만희 사령관이 패들 대장 내외를 소개하고 있다.


글·사진=신은정 기자 sej@kmib.co.kr
[출처] - 국민일보
[원본링크] -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018235925&code=61221111&sid1=y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