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고금(東西古今)을 막론하고 인간에게 있어서 중요한 문제 중의 하나는 먹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피조물의 생명 유지는 외부로부터 제공된 것을 먹어야 살 수 있
도록 만드셨습니다. 의학계는 보통 인간의 극한 생존능력을 3·3·3 이론으로 풀이합
니다. 즉 평범한 사람이 공기를 3분 동안 접하지 못하면 목숨을 잃게 되고 물은 3일,
음식은 3개월 동안 먹지 않으면 죽음에 이르게 된다는 것입니다.
유대인의 명절인 유월절이 가까이 다가오는 시점에 예수님은 한 가지 놀라운 표적
을 보여주십니다. 보리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로 오천 명을 먹이시고 열두 바구
니를 남게 하신 것입니다. 그동안 예수님께서 보이신 표적을 보면, 많은 사람이 경험
하는 기적보다는 개인적인 기적들이었습니다. 그러나 오병이어(五餠二魚) 표적은 예
수님께 나아온 큰 무리들 모두가 직접 경험합니다. 놀라운 기적을 경험한 사람들은
열광하기 시작합니다. 생존의 문제, 먹고 사는 문제가 자신들의 눈앞에서 해결되는
것을 직접 체험했기 때문입니다.
오병이어 사건은 사 복음서 모두 기록할 정도로 매우 중요합니다. 특히 요한복음
의 저자는 모두가 잘 알고 있는 오병이어 표적을 의도적으로 일곱 개의 표적의 중심
인 네 번째 표적에 위치하며 강조합니다. 그리고 오병이어 표적 이후부터 예수님은
자신이 누구인지에 대해서 직접 말씀하십니다. 도저히 해결될 수 없었던 먹고 사는
문제가 해결되자 무리들은 예수님을 임금 삼으려고 합니다. 이러한 무리의 모습은 오
늘날 우리의 모습과 많이 닮았습니다. 예수님께서 누구신지 알아 가는 것이 중요하
지 않습니다. 그것보다는 내게 주어진 문제 해결이 급합니다. 이 문제를 해결해 주기
만 한다면 누구든지 왕으로 모시려고 합니다. 아니 왕이 되려면 무조건 내 문제를 해
결해 줘야만 합니다.
예수님은 무리가 원하는 왕으로 살아가지 않으셨습니다. 생명의 떡으로 나를 먹이
시고 변화시키시며 살리기 위해 십자가로 향하십니다. 내가 원하는 왕의 모습에 예수
님을 맞춰서는 안 됩니다. 진정한 왕이신 예수님이 어떠한 분인지 알아 가며 왕 되신
주님을 내 마음에 모시며 살아가야 하겠습니다.
오늘의 기도 : 오직 주님만을 믿으며 살아가게 하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