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월절은 애굽의 종살이 하던 그 백성을 구해 내시기 위하여 행하셨던 마지막 열 번째 재앙인 죽음의 사자 심판으로부터 생명을 얻기 위하여 양의 피를 좌우 문설주에 바르고 가족들과 함께 양을 먹었던 것을 기념하는 명절입니다. 그래서 유월절은 죽음과 사망으로부터의 생명과 구원의 의미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 유월절 만찬은 제자들에게 있어서 기쁘고 즐거운 만찬이 되지 못했습니다. 이미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유월절 기간에 십자가에 못 박히기 위하여 팔릴 것이라고 예고하셨기 때문입니다(26:1~2). 이미 대제사장과 백성의 장로들은 함께 모여 예수님을 잡아 죽일 음모를 다 꾸며 놓고 기다리고 있었습니다(26:3~5). 제자 중 하나인 가룟 유다는 그들과의 거래까지 다 마치고 예수님을 팔기로 작정하고 선생님과 동료들을 배신하려고 했습니다(26:14~15). 기쁘고 즐거운 유월절 만찬이었지만 그 만찬 자리에는 고난의 그림자가 이미 짙게 드리우고 있었습니다. 최후의 만찬 자리에 앉은 제자들에게는 명절의 기쁨보다는 죽음과 이별의 두려움과 우울함으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만찬 자리에서 예수님은 사랑의 표징을 보여주심으로 분위기를 새롭게 하십니다. 떡과 잔을 나누어 주시면서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떡은 당신의 몸이요 잔은 죄 사함을 얻게 하려고 많은 사람을 위하여 흘리는 언약의 피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제자들은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죽으신다고 말씀하신 것을 지나가는 한 현상으로만 여겼습니다. 죽으면 모든 것이 끝나는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두려워하고 우울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십자가에서 죽는 것이 바로 예수님 자신을 제자들에게, 인간들에게 온전히 다 주시는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사랑하셔서 자기 자신을 희생하고 헌신한다는 뜻입니다. 그러므로 우리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죽는 것은 죽음과 이별의 두려움과 슬픔의 사건만이 아닙니다. 그것은 예수님께서 인간을 정말로 사랑하셔서 자신을 아낌없이, 남김없이 다 주시는 사랑과 헌신의 표징인 것입니다. 우리 모두는 매일의 성찬을 통해 순전한 그리스도의 살과 피를 나누는 것이 사랑의 표징임을 기억하고 기념할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오늘의 기도 : 주님을 기억하고 기념하게 하옵소서
